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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준비 - 속닥

아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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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를 7년 만났고, 그중 4년은 같이 장사를 하면서 지냈어요.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행복한 시간도 많았습니다. 장사를 마무리하고 함께 여행도 다녀왔는데, 문득 제 자신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어요. 저는 남들 다 있는 자격증 하나 없고,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는 일도 안 해서 모아둔 돈도 없었습니다. 데이트 비용도 대부분 남자친구가 냈고, 저는 용돈을 받거나 가끔 제 돈이 있을 때 사주는 정도였어요. 같이 장사를 하면서 그때부터 돈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남자친구가 자기 친구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가 있어요.
“내 친구 여자친구는 학교 졸업하자마자 꾸준히 일도 하고, 자격증도 있고, 그런 거 보면 대단하다.”
이런 말을 종종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요. 물론 제 잘못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너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서 속으로는 ’남자친구는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라 저런 대단한 여자를 만나는 게 더 맞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한 번은 진짜 헤어질 뻔한 적도 있었어요.

남자친구와 가게를 일찍 조기 마감하고, 오랜만에 단둘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술이 들어가니 남자친구가 자기 미래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원래 남자친구는 미래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고, “나는 크게 될 거다.“라는 말을 자주 했어요. 그래서 저도 열심히 경청하고 있었는데, 계속 남자친구의 시선이 제가 아니라 다른 곳을 향하더라고요.
어디를 보나 싶어서 따라가 봤더니 다른 테이블에 있던 여성분을 계속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디 봐?“라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내가 눈 따라가 봤는데 계속 저 여자분 보고 있었잖아.“라고 말했는데도 끝까지 아니라고 했어요.

그런데 술집이 야장도 있고 창문도 다 열려 있었는데, 그 여성분이 야장 쪽으로 이동하니까 남자친구의 시선도 그대로 따라가더라고요.
그러다 결국 “맞아. 예뻐서 봤어.“라고 인정하는데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헤어지자고 했고, 남자친구는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그런데 결국 제가 받아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너무 바보 같기도 해요.

사실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어요. 평소에 같이 데이트를 하면 지나가는 여자들을 자주 쳐다봤습니다. 예쁘거나 몸매가 좋은 사람이 지나가면 시선이 그쪽으로 향하더라고요. 이런 일로도 정말 많이 싸웠어요.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제 자존감은 정말 많이 떨어졌습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건가?’, ‘내가 안 예뻐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밤 그 장면이 떠올라 혼자 울고 힘들어했던 날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연애 초반,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을 때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임신을 했습니다. 그때는 갓 스무 살이었고, 저는 엄마가 될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예민했고, 남자친구에게 군대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계속 말했어요. 그 일로도 많이 싸웠고, 결국 서로 이야기 끝에 아이를 지우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남자친구는 군대를 끝까지 다니지 못하고 중간에 어렵게 나오게 됐습니다. 술을 마실 때면 가끔 이런 말을 해요.

“나는 군 생활이 정말 재미있었고 하루하루 잘 보내고 있었어. 그런데 네가 너무 힘들어했고, 나는 안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으니까 너무 답답했어. 네가 그렇게 힘들다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어. 그래서 겨우 관심병사 절차를 거쳐 힘들게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후회돼. 그냥 끝까지 버티고 전역할걸.”
이 말을 벌써 몇 번이나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 미안하고, 괜히 나 때문에 군대를 나오게 된 것 같고, 또 제 자신이 너무 밉습니다.

이번 여행을 다녀와서 집에 누워 있는데 문득 헤어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제가 너무 지쳐 있는 것 같아요. 괜히 나 때문에 남자친구의 길을 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차라리 헤어져서 남자친구가 원하는 길을 마음 편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속마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헤어지거나, 아니면 시간을 가져보자고 말해보려고 해요.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울면서 쓰느라 길게 쓰고싶지만 그게 안되네요ㅠ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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