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ㅠ나의 이야기 (현 고2) - 속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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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온라인에서 A를 처음 알게 됐다. A는 나보다 두살 많았고, 처음에는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러다 A가 먼저 나한테 호감을 표현했고, 나도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조금씩 마음이 생겼다. 결국 내가 먼저 “3일만 사귀어볼래?”라고 말했고, 그렇게 우리는 사귀게 됐다. 당연히 3일만 만나고 끝난 건 아니었고, 그 뒤로도 계속 만났다. 수학여행에 가서도 막날 레크레이션에도 아프다고 빠지고 전화하면서 놀았다. 모든게 처음이었다.
그런데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때 한 번 크게 사이가 틀어졌다. 나는 그래도 다시 잘해보고 싶었고 어떻게든 관계를 풀어보려고 했다. 당시에는 내가 매일 아침 A한테 모닝콜을 해주고 있었는데, 어느 날 모닝콜을 하던 중 갑자기 A가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다. 나는 너무 당황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했고, 결국 A와 관련된 것들을 정리하고 연락을 끊었다. 하지만 서로 차단은 안했다. 그때는 정말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꽤 지나고 2025년쯤 다시 A에게 연락하게 됐다. 사실 그때까지 A를 거의 잊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A가 꿈에 나왔다. 마침 그때 나는 오래 알고 지냈던 다른 사람과도 연을 끊은 뒤라 많이 외롭고 힘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꿈에 나온 A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고, 결국 전화를 걸었다. 사실 원망하는 마음도 좀 있었다.
A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냥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했고, 일주일마다 전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A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나는 계속 연락했고, 그렇게 3주 정도 지나면서 A도 다시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그러다 나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도대체 중2 때 왜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A는 그때 나랑 전화할 때마다 성적인 생각이 들어서 힘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한 상태였으니까 나를 망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중2 때와는 달랐다. 고등학생이 된 나는 이미 그런 것들을 알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A와 수위 높은 이야기도 하게 됐다. 서로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시 가까워졌고, 한 번은 전화로 성적인 행동까지 하게 됐다. 그 뒤로는 서로 좋아한다는 말을 하면서 꽁냥거리듯 연락하기도 했다.
A는 나를 실제로 만나고 싶어 했다. 학교가 어디인지 물어보기도 하고 만나자는 이야기도 계속 꺼냈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만나는 건 조금 부담스러워서 계속 생각해보겠다고만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연락을 소홀히 했다. 서로 좋아한다고는 했지만 정식으로 사귀는 관계는 아니었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았다. 그러다 내가 먼저 A에게 연락을 그만하자고 했던 적도 있었다. 작은 복수 같은 거였다. A는 절대 안 된다고 하고 나 없이 못 산다고까지 했다. 마음이 약했던 나는 그만하지 못했다. 결국 연락은 이어졌다가 다시 소홀해졌다.
결국 A는 연락이 너무 적은 것에 불만이 생겼고, 계속 이렇게 지낼 거라면 연락을 그만하자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끝났다.
몇 달 뒤 나는 힘든 일이 생겨서 A에게 “나 너무 힘들어”라고 연락했다. A는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다음 날 정신을 차린 나는 별일 아니라고 하고 A가 만나고 싶어했던게 생각나서 “성인 되면 한번 볼래?”라고 했다. 그런데 A의 반응은 시원찮았다.
시간이 지나 2026년이 됐고, 5월, A의 생일에 생일 축하한다는 말만 보냈다. 그리고 8월이 됐을 때 갑자기 A에게서 “뭐해?”라는 연락이 왔다.
A는 같이 게임하자고 했다. 나는 일부러 좀 싸가지 없게 “뭐야?”라고 했고, 게임하자고 하길래 “고작 그 이유로 연락한 거야? 재밌네”라고 했다. 사실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였다. 나는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그냥 연락하지 말라는 식으로 선을 긋고 싶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직 A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없었던 건 아니었다.
딱 연락이 온 그때 난 돈이 급한 상황이었다. 부모님이랑은 싸워서 돈 달라고도 못하고, 그래서 몰래 알바할 생각 중이었다. 작년에 A가 알바한다는 걸 들었던 게 생각나서 알바에 대해 물어봤다. A는 왜 알바를 하려고 하냐고 물었고, 나는 그냥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A는 돈이 필요하면 자신이 빌려주겠다고 했다. 나는 원래 돈을 빌리는 걸 싫어해서 거절했는데, A는 예전에 나한테 너무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그냥 빌려주고 싶다고 했다. 성인이 되고 여유가 생기면 천천히 갚으라고 하면서 돈을 보내줬다. 나는 두 달 안에 무조건 갚겠다고 했지만 A는 천천히 갚으라고 했다.
그렇게 좀 미안한 마음에 다시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A는 나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 헤어진 뒤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다녔던 것도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그게 나랑 연락하던 2025년이었냐고 물었는데, A는 그 이후라고 했다. 나는 사귄 것도 아니었고 그 이후라면 상관없다고 했다. 나는 작년에 연락을 그만하자고 했던 게 정말 내가 연락을 잘 안 해서였는지도 물어봤다. A는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그래도 그때만큼은 진심이었길 바란다고 했는데, A는 그마저도 자기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때 A는 성인이 돼서 자취를 시작한 것 같았다. 친구도 거의 없고, 일하고 집에 가는 것만 반복하고 취미도 없어서 너무 외롭다고 했다. 나는 너무 감정적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선을 그어가면서도 A를 위로해줬다.
나는 오랜만에 목소리를 듣고 싶어 전화하자고 했다. A는 처음에는 무섭다고 했다. 또 내가 상처받을까 봐 그렇다고 했다. 그래도 결국 전화를 했다. 둘 다 졸린 상태여서 그냥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부모님과 심하게 싸운 일이 있었다. 폰도 뺏겼고 집을 나와서 편의점에서 알바생의 휴대폰을 빌려 A에게 전화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고 와줄 수 있냐고 했다. A는 다음 날 일정이 있어서 못 온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그래도 A라면 올 것 같아서 기다리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세 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A는 결국 오지 않았다.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에도 A는 가끔 나한테 먼저 연락했다. 심심하다고 하기도 하고 뭐하냐고 묻기도 했다. 나도 사실 A와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싸운 이후, 부모님이 새벽에 폰 제한을 해놔서 원래 전화할 수 있는 시간에 통화를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친구와 찜질방에서 자게 된 날, 친구가 잠든 뒤 A와 통화를 했다.
통화하다가 A가 “나도 찜질방 갈까?”라고 했다. 나는 미쳤냐면서 오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A가 다음 날 일정도 없다고 하니까 나는 진짜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깐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A는 장난이었다고 했다.
그러다 전화하면서 서로 집 주소를 알려주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이미 내 주소를 알려줬고, “나는 깠는데 너는 집 주소 언제 알려줄 거냐”고 했다. 그러다 결국 A가 자기 집 주소를 알려줬다.
그리고 A는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저번에 내가 집을 나왔을 때는 왜 안 왔냐고 물었다. A는 그때는 정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새벽이기도 했고 왕복 택시비도 10만원 정도라서 현실적으로 오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 같다.
방학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고, 우리 집은 엄해서 내가 마음먹는다고 바로 만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계속 생각해보겠다고만 했다.
그러다 해가 떴고 나는 자러 가기 전에 괜히 “너 오늘 호감도 떨어졌어. 별로야. 나 간다.”라고 하고 끊었다.
그런데 일어나 보니까 A에게 사과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내 집안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번 주는 아닌 것 같다면서, 자기가 강요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다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생겼고, 이번에는 내가 먼저 “오늘 올래?”라고 했다. 그런데 A는 전날 술을 마셔서 몸이 너무 안 좋다고 했다. 나는 괜찮냐고 물었고, 몇 시간 뒤니까 괜찮아지면 말해달라고 했다. 나중에 다시 물어보니 괜찮긴 한데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왜 못 오는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뒤 또 부모님과 크게 싸웠다.
이번에는 집에 있으면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정도 안 들어갈 생각으로 집을 나왔다. 오후 8시쯤 집을 나왔고 다음 날이 개학이었다. 그래서 A에게 연락했다.
A는 왜 나왔는지, 지금 어디인지 물었다. 자기는 야간 알바를 하고 있고 새벽 1시에 끝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다고도 안했는데 내가 자기 쪽으로 오면 학교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나는 아침에만 돌아가면 학교에 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나는 A가 사는 곳 근처로 갔다. 근처 공원에서 A가 알바를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 A는 내가 배고플까 봐 뭐라도 사갈까 물어봤고, 나는 딱히 먹고 싶은 건 없다고 했다.
알바가 끝난 뒤 우리는 만났다. 편의점에 가서 나는 먹을 걸 사고 A는 술을 샀다. 내가 술을 마시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안됐다.
그렇게 A의 자취방에 갔다. 옷이 꼬질꼬질해서 A가 옷을 빌려줬고, 나는 갈아입었다.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공포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면서 진짜 연인처럼 꽁냥거리면서 놀았다. 좋았다 그냥.
그날 나는 술을 많이 마셨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침대에 A와 같이 누워 있었고 성적인 행동이 있었던 건 기억하지만, 내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하진 않았다. 그건 확실하다. 내가 생리중이라고 얘기한 기억이 있다.
그러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에 A가 나를 깨웠다. 나는 아직 술이 덜 깬 상태였고 너무 피곤해서 조금만 더 자겠다고 했다. 그런데 A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여주면서 얼른 돌아가라고 했다. 6시 13분이었다.
나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A는 내가 입고 있던 옷으로 갈아입혀주고 택시를 태워 집으로 보냈다. 택시비 5만원도 A가 낸거 같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술에 취한 상태에서 A를 안고 운게 생각났다.“나쁜 새끼야, 왜 그랬어.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데. 너 다시는 안 볼 거야. 오늘이 끝이야.”라고 말한 기억이 떠올랐다.
술이 깨고 나서는 A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평소에는 메시지를 잘 읽던 A가 내 메시지를 읽지 않았다. 나는 “나랑 연락 안 하게?”라고도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더 참지 못하고 긴 메시지를 보냈다.
집까지 찾아가서 민폐만 끼친 것 같고, 술에 취해서 A를 안고 욕했던 게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기억나는 건 그 정도뿐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A를 원망했던 것도 다 지난 일이고 그냥 지나간 인연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런데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A는 나한테 짜증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고마운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A에게 이름이 참 예쁘다고 했다. 내가 본 사람 중 제일 예쁘다고. 그래서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예전에 미련이 없다고 했던 것도 사실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나한테 너와 있었던 일이 다 처음이었는데 어떻게 쉽게 잊을 수 있겠냐고.
나는 A가 먼저 연락해준 게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면 누가 그렇게 찾아가겠냐고 했다. 친구라고 계속 말했던 것도 사실 A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고 했던 거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A에게 아마 나는 너한테 있어서 그냥 여러 사람 중 한명 정도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래도 마지막이면 인사라도 해달라고 했다. 이대로 말도 없이 연을 끊지는 말라고 했다. 친구 사이여도 인사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카톡으로 하지 말고 전화로 해달라고 했다. 예전처럼 이상한 말로 끝내지 말고 제대로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그 긴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A에게서 온 답장은 딱 하나였다.
“미안..”
그 뒤로 다시 답장이 없었다.
그 다음날 학교에서 반 친구한테 고백을 받았다.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1학기 때부터 너무 티나는데 어떻게 모를까? 괜찮은 애였다. 난 섣불리 답하지 못했다. A가 생각났다. 그래서 난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A에게 다른 사람에게 고백받았다고 했다. 아직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으니까 제발 답장해달라고 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걔랑 사귈 거라고까지 말했다. 그래도 답장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그 사람의 고백을 거절했다. 아무리봐도 이러는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사람도 진심일텐데 내가 A라는 사람이랑 연락하려고 저울질 하는거랑 다를 바가 없었다.
내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다. 하루가 지난 상태이다. 여전히 읽지도 답장도 없다. 차단도 안한 상태다. 난 A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이러는 내가 한심하고 미련하다. 바보같다.
그럼에도 지금 내가 가장 무서운 건 A가 나한테 “그래, 잘 사귀어. 잘지내.”라고 하고 정말 나랑 연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A와 꼭 다시 사귀고 싶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아직 마음이 남아 있는 건 맞지만, 적어도 친구로라도 남고 싶다.
A는 나에게 그냥 한 번 만났던 사람이 아니다. 중2 때 처음 알게 됐고, 내 첫 연애였고, 한 번 끝났다가 몇 년 뒤 다시 연락했고, 서로 좋아했던 시간도 있었고, 서로 상처받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이 답장을 안해서가 아니다.
몇년 동안 계속 내 삶에 들어왔다 나갔다 했던 사람이 이번에는 정말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질까 봐 무서운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 A의 “미안..”이라는 두 글자를 생각한다.
대체 그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왜 그 뒤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지, 그리고 정말 나와 끝내려고 하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ㄴ자취방에서,,

제2의 김은숙이 될 수 있어 언니 글 잘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