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엄마한테 죽고 싶다고 말한 23살 근황 - 속닥
아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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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 나 10대 때 힘들다고 글 쓰다가 유명해진 글 덕분에 위로 받은 적도 있었는데 그때 너무 고마웠어
그리고 나 진짜 힘들었구나 생각이 들더라 물론 지금도
사진 밑에 글 있으니 시간 있으면 읽어 봐

부모한테 사랑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에 학대 당하다가 올해 알게 됐음 내 부모는 절대 안 바뀌구나
엄마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고
아빠 때문에 돈이라는 존재가 너무 무서웠음
밖에서는 친구들이 되게 밝고 친해지고 싶다고 했지만
친구들이랑 만났다가 헤어지면 집으로 돌아갈 때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음
왜냐하면 난 집으로 돌아가면 엄마라는 사람 앞에서 감정적으로 다 맞춰 줘야 되고 엄마는 날 인형으로 봤기 때문에 사실 너무 무서웠음 그래도 날 태어나게 해 주셨으니까
그래도 날 사랑한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날 위해 해 준 게 있으니까 꾸역꾸역 버티고 이해하지 못 할 것들을 수도 없이 되뇌었음
여자 좋아한다고 중딩 때 말했을 때 맞았음 머리에 피가 나더라 그래도 이해했음 아 부모님은 당연히 남녀가 만나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이런 말을 했으니까
근데 다 떠나서 그냥 알게 됐음 아 우리 엄마는 자식을 낳으면 안 됐구나 본인 인생이 가장 중요하고 자식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인형으로 본다는 거
아 우리 아빠는 돈 없다는 말이 진짜 없는 게 아니라 말버릇이라 나한테 불안감을 심어 줬구나 우리 집은 돈이 없는 게 아닌데 없는 친구들보다 더 열악한 감정을 지니고 살아왔구나 생각함
세세하게 다 적으면 인생사를 적는 거니 너무 길고 동정심으로 바라보거나 날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다 안 적었지만
내 얘기를 아는 친구들은 나한테 빨리 집에 나오라고 함 근데 나는 아직 학생이라 지금 나오면 손해인 걸 알아서 참는 중임
근데 사실 부모 덕분에 정신과 약도 먹고 있고 엄마도 그걸 아는데도 안 바뀌는 걸 보니 그냥 내가 놓아 주는 게 맞구나 싶어서 오늘 울면서 가족 사진도 지움
이렇게 태어난 이상 선택할 수 없는 가족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며 어릴 때부터 23살 오늘까지 울게 만들었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족은 꼭 좋은 사람이길 그리고 그렇게 할 거임 왜냐하면...
내가 부모랑 똑같은 사람이면 상처를 안 받고 똑같이 살아서 타인에게 상처를 줬지 않았을까 싶음
더 이상 부모를 이해하기 싫음 측은지심하게 여기기도 싫음 나보다 인생을 더 살았는 사람들의 감정을 하나하나 다 헤아린 내 과거가 너무 안쓰럽다
용돈 좀 줄 수 있는 거 없다고 해서 알바하다가 성추행 당했지만 반응이 뻔하니 말 못 한 19살의 나를 꼭 안아 주고 싶고
팔에 흉터가 나서 봄 가을 겨울에는 친구하자고 다가오는 친구들이 많지만 여름에는 해명을 하거나 내 상황을 아는 친구들의 이해하는 눈빛에 위로를 받는 나를 내 자신이 진심으로 위로해 주고 싶다
학대인 줄 모르고 팔에 흉터가 생겼지만 어떻게든 부모를 이해하려고 했던 중학생 때의 나를 이해하고 싶다
아직 경제적인 독립을 못 해 도움을 받아야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정서적인 독립을 서서히 한 내 자신이 기특해서 꼭 안아 주고 싶다
사실 여름에 보이는 흉터 빼고는 겉으로 티가 하나도 안 나서 언젠간 흉터 치료 받고 사랑하는 여자 친구랑 사귀고 싶다
이 글을 울면서 쓰는 내가 너무 안쓰럽고 부모가 흉터를 지워 줄 돈이 있는 걸 알면서도 돌아오는 대답이 상처일 걸 알아서 지워달라고 말도 못 하는 내가 너무 안쓰럽다
아 부모를 잘못 만나면 인생이 너무 쓰다 너무 쓰다 못 해 죽고 싶어서 유서를 쓰고 자신의 손으로 목을 조르고 하루하루가 잿빛으로 보여 암울하고 집이 지옥이다
근데 이제는 괜찮다 내 탓이 아닌 걸 알았으니까 밖에서 생글생글 웃고 다니며 내 편인 친구들도 많다
너무 다행이다 나는 레즈라 누군갈 사랑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고 아기는 절대 안 낳을 거 같다
(불편하면 댓글 안 달아도 돼)
만약 몇 십 년 뒤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낳자고 하면 내 가정사를 말해 줄 것이고 그럼에도 안 맞으면 끝이 아닐까 싶다
너무 길어서 다 읽은 시스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오늘 사진 지우는데 너무 눈물이 나서 쓰고 싶었어 나는 정말 부모를 진심으로 사랑했어 이제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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