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너무 슬퍼 - 속닥
아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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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친이랑 4년 사겼어.
진짜 성격 잘 맞고 서로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해서 데이트때 별 거 안 해도 그낭 너무 재밌었어. 구남친이릉 노는 게 제일 재밌었어. 그 오빠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고 해줬었어. 어쩌다가 서로 연락 안 돼도 뭔 일 있나보다 생각하고 나중에 연락 되먄 무슨 일 있었는지 말해주고, 연락 빨리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괜찮다고 하면서 위로해주고… 싸울 때도 이게 싸움인가..? 싶을 정도로 대화가 너무 잘 통했어. 다음에는 내가 안 이럴게, 미안해. 이해가 안 되는데 다시 설명해줘. 이해가 안 돼도 안 할게, 기분 나쁘다는데 안 해야지. 이런 말로 그냥 나를 너무 안심시켜줬고, 완벽하게 고치지는 않아도 노력하는 게 보여서 너무 고마웠어. 생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때도 그냥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가 우리가 다른 게 좀 있다 그치? 이러면서 웃어주고 이겨낼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해줬어서 너무 든든했어.
가족이랑 멀리 떨어져 살았는데 오빠가 가까이 살아서 의지도 많이 했지. 필요한 거 있으면 다음에 내 집 와서 해주겠다고 하고 고민 있으면 진짜 잘 들어줬음. 취업 때 힘들었는데 옆에서 응원 진짜 많이 해줬고, 면접 보는 날에도 먼저 언급해주면서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내가 자기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제일 똑똑하니까 난 뭘 해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해줬어. 취뽀 성공하고 나서는 축하한다고 밥도 맛있는 거 사주고 취업 선물로 애플워치도 선물해줬어. 내가 차 없을 때는 필요한 거 없냐고 같이 마트 가서 장보러 가자고 하면서 차로 같이 갔다와주고, 차에 관심이 엄청 많았던 사람이라 내가 첫 차 살때도 엄청 도와줬어 거의 그냥 그 오빠가 다 알아봐줘서 차 살 수 있었어.
근데 종교라는 문제가 있더라. 나는 무교고 구남친은 기독교였는데, 집안 자체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더라고. 처음에 사귈 때는 몰랐는데, 사귀기 시작한지 몇주 되고나서 알았어. 그때는 남친이 교회를 매주 안 나갔어서 눈치를 못 챘어. 남친 부모님 처음 만나고나서 갈등이 시작됐었는데, 밥 먹다가 나한테 종교 얘기를 먼저 하셨어. 만약에 진지하게 생각하는 관계라면, 교회 같이 다녀보는 건 어떻냐고 제안하시더라. 나는 무교를 넘어서서 무신론자거든… 교회 자체를 나가는 건 얼마든지 가능이야. 가는 행위 자체는 남자친구를 위해서라면 일주일에 한 번씩 가지 뭐, 생각하고 할 수 있는데… 믿음은 절대로 안 생길 것 같아. 이런 얘기를 전남친한테 해줬더니, 괜찮대. 결혼을 하더라도 자기가 매주 교회 가서 나한테 믿음이 생기게, 하나님이 나 만나러 와주시길 기도드릴 거래. 교회도 같이 안 따라가도 된대. 그때는 지금도 이미 그런 기도 자주 드린다고 했었어. 그 얘기 들으니까 더 결혼 못 하겠더라고. 신앙심이 생긴다고 해도 언제 생길지도 모르는데, 남친은 그런 나를 옆에 두고 늘 기도드리고, 나는 그런 남친한테 미안한 생각 들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나한테 신앙심이 생길지 안 생길지도 모르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게 된다며. 남친이랑 결혼하고 내가 평생 그 신앙심이라는 게 생기지 않으면, 남친은 말은 직접 안 하겠지만 속으로는 내가 죽고나서 지옥에 가게 될 거라고 생각할 거 아니야? 그런 마음으로 나랑 같이 살면 남친도 버겁고, 나도 부담스럽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오빠 부모님은 내가 무교인 게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것 같더라고. 총 두 번 만나 뵀었는데, 두번째 만남때는 나한테 교회는 아직 안 다니냐고 물어보셨어.
암튼 그런 이유들 + 이 글에는 말 안 한 다른 종교 문제들 때문에 헤어졌어. 정말 살면서 이렇게까지 특정 종교가 죽도록 밉긴 처음이었어. 남친이 기독교인만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헤어지고나서 지금까지 생각을 안 한 날이 없는 것 같아.
헤어지고 나서 남자를 안 만나본 건 아닌데, 관계가 진짜 한 달도 안 가서 끝나버려. 내가 문제인 것 같아. 그 누구도 마음에 안 들어. 그러면서 자꾸 그 구남친이랑 비교하게 돼. 그냥 짜증나고 힘들고 이건 이기적인 생각인 거 알지만 그 오빠가 갑자기 기독교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그냥 생각에 또 잠겼다가 어디라더 안 털어놓으면 야밤에 소리지르면서 이웃들 다 깨울 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글 써봤어.

괜찮아?… 에휴 토닥토닥…. 가까운 친구들한테 털어놓을 곳 있으면 맘껏 이야기하고 울고 그래…. 없으면 말하고..ㅠ
- 아는언니
글쓴이@아는언니1 진짜 신기하게도 나랑 비슷한 처지인 친구가 한 명 있어서 그 친구랑 얘기 많이 하긴 했는데, 서로 말을 이젠 잘 안 꺼내는 중이야 괜히 얘기 꺼내서 서로 더 힘들게 할까봐…ㅠㅠ 엄마한테도 말씀 드렸다가 엄마가 아빠 통해서 소개해줄 좋은 사람 같이 찾아봐주겠다고 하셨는데 그것도 싫고… 내 인생 ㅋㅋㅋ큐ㅠㅠㅠㅠ 위로해줘서 고마워… 잠이나 자야 이런 생각 안 하지ㅠㅠ
@아는언니2 너무 힘등면 나한테 말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