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과 어떻게 풀어야할까요?(긴 글 주의) - 속닥
아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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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편이랑 결혼한 지 1년 반 정도 된 신혼부부입니다.남편네 집안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 명절 때마다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세요.
연애할 때부터 봐도 호주, 캐나다, 두바이 등 좋은 곳으로 자주 여행을 다니는 집이었어요.
저희 집은 조금 사정이 다릅니다.
저는 엄마와 5~6시간 정도 떨어져 살고 있고, 재혼 가정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엄마, 언니와 서로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았고 지금도 각자 바쁘고 멀리 살다 보니 자주 만나지 못해요.
그래서 저희 셋은 여자들끼리 1년에 한 번 정도는 꼭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문제가 생긴 건 결혼 후 첫 명절이었습니다
.명절을 3개월 정도 앞두고 제가 남편에게
“이번에도 어머님, 아버님 여행 가셔?”라고 물어봤고,
남편이 가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예약까지 다 하신 거야? 확실한 거야?”라고 물었는데
맞다고 하더라고요.그래서 저도
“그러면 나도 이번 명절에 엄마랑 언니랑 여행 다녀와도 돼?”라고 물었고, 남편도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본인은 그때 주말에도 출근해야 해서 어차피 같이 못 간다고 했고요.
그래서 저희도 여행 예약을 했습니다.명절이라 이미 괜찮은 숙소가 많이 없어서 메인 거리에서도 먼 곳으로 잡아야 했고, 가격도 평소보다 비싸게 예약했습니다.그런데 한 달 정도 뒤에 남편이 회사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나도 여행 같이 가면 안 돼?”라고 하더라고요.저는 당황해서“잉? 무슨 소리야. 이번에는 여자들끼리 다녀온다고 했잖아.”라고 했습니다
.남편도 시댁도 제가 엄마와 멀리 살고 있고, 저희 집이 어떤 사정인지 전부 알고 있습니다.그런데 남편이 계속 그냥 자기도 같이 가면 안 되냐고 하길래 제가 갑자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머님께 직접 전화를 드렸습니다.저는 최대한 밝게“어머님, 다름이 아니라 여행 때문에 전화드렸어요!”라고 했는데, 어머님께서는 처음부터“용건만 이야기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이번에 어머님 여행 가신다고 하셔서 저도 엄마랑 언니랑 여행 일정을 잡은 거였는데, 남편이랑 같이 가라고 하셨다고 들어서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어머님께서“넌 기본 상식이 있는 애면 나한테 허락받고 가야 하는 거 아니니?”라고 하셨습니다.저는 너무 당황해서“네? 저 친구랑 여행 가는 게 아니고 엄마랑 가는 거예요.”라고 했고, 어머님께서는“아무리 그래도 첫 명절 아니니?”라고 하셨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맞다고 생각해서 바로 사과했습니다.“아, 그 부분은 제가 신경을 못 쓴 것 같아요. 죄송해요. 제가 직접 전화로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남편이 이미 여행 예약을 다 하셨다고 해서 저도 예약을 잡았어요. 이 부분은 제가 잘못했네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는“어떻게든 남편 데려가. 그리고 내가 여행 안 갈 수도 있잖아.”라고 하셨습니다.그래서 제가“어머님, 저 엄마랑 잘 못 보는 거 아시잖아요
. 이번에는 저희끼리 다녀올게요. 그리고 이미 여행 예약하신 거 아니에요?”라고 했더니,“그때 가서 안 갈 수도 있잖아. 그리고 어떻게든 데려가면 되는 거 아니니?”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계속 같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결국“이번에는 저희끼리 그냥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그러자 어머님께서“끝까지 셋이 가겠다는 거지?”라고 하셨고,
저도 이때는 짜증이 나서“네.”라고 대답했습니다.그러자“할 말 없다. 끊어라.”라고 하시고 통화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그 이후 남편의 행동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남편은 원래 말도 별로 없고 묵묵한 성격입니다.
그런데 그날 처음으로 저한테 소리를 지르면서“엄마가 그렇게 하라는데 어떡하라고!!!!”라고 했습니다
.저는 정말 놀랐고, 그 문제로 크게 싸우게 됐습니다.저도 너무 화가 나고 오기가 생겨서“너 절대 안 데려갈 거야.”라고 했습니다.그랬더니 남편이 저한테 이혼하자고 하더라고요.그 문제로 하루 종일 싸웠는데, 늦은 밤에는 심지어 저희 엄마한테 직접 전화해서 저랑 이혼하겠다고 통보까지 했습니다.
저는 그게 정말 화가 났습니다.부부끼리 싸우다가 이혼 이야기가 나온 것도 문제지만, 저희 엄마한테 직접 전화해서 그런 식으로 이혼을 통보했다는 게 너무 화가 났어요
.“니가 우리 가족을 얼마나 무시하면 전화로 이런 식으로 이혼 통보를 하냐.”라고 하면서 또 크게 싸웠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남편이 자기가 미안하다고 했고, 며칠 동안 둘이 울고불고 계속 싸웠습니다.결국 제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앞으로는 네가 결정해. 이혼할 거면 하고, 같이 살 거면 나를 너희 가족 문제에 엮이게 하지 마
.”남편은 알겠다고 했습니다.그런데 사실 저는 남편을 믿기가 어렵습니다.남편은 부모님한테 자기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평생 그렇게 살아온 것 같고, 부모님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 하는 성격입니다.그래서 저도 시댁이 너무 싫어졌고 반년 넘게 거의 보지 않고 있습니다.처음에는 아예 무시했는데,
요즘은 남편이 저한테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여서 어머님 생신 때 케이크 정도만 남편을 통해 보내고 있습니다.그런데 이런 일이 이것 하나뿐인 것도 아닙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남편 가족만 엮이면 저희 부부가 크게 싸우는 일이 많습니다.그래서 저도 남편이 마마보이인가 싶을 정도입니다.심지어 결혼 전에는 자기 어머니 생신도 제대로 챙기지 않던 사람이 결혼하고 나니까 갑자기 효자가 됐습니다.어머님 생신이 되면 저한테“꽃다발 좀 알아봐 줘.”
“맞춤 케이크 해줘.”이런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제 생일에는 그냥 파리바게트 케이크였습니다.이런 것들이 하나씩 쌓이다 보니 저도 더 싫어졌습니다.그래서 지금까지도 시댁과 따로 연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거리를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남편이 중간에서 잘해줄 거라는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제가 보기에는 남편이 그런 역할을 해낼 만한 성격도 아니고, 부모님 앞에서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에게“우리 가족은 우리끼리 잘 지내니까 너도 굳이 우리 가족 모임에 안 와도 돼. 그러니까 나한테도 너희 가족과 잘 지내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꼭 저희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오히려 자기 가족과 있을 때보다 저희 가족과 있을 때 훨씬 편하게 지냅니다.자기 가족들하고 있을 때는 말 한마디 제대로 안 하고 조용히 있으면서, 저희 집에 오면 술도 마시고 신나게 놀고 잘 어울립니다.제가 굳이 안 와도 된다고 해도 자기가 오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러면 오라고 하면 또 한편으로는 자기도 제가 자기 가족들과 그렇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팍팍 드러냅니다.그런데 문제는 남편 본인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겁니다.
시댁에 가면 정말 모두가 벙어리가 된 것처럼 조용합니다.아무도 저한테 특별히 말을 걸어주지도 않고, 남편도 자기 가족 앞에서는 조용히 있습니다.그런 분위기 속에서 남편은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자꾸 제가 먼저 뭔가를 하길 바라는 것 같아서 너무 싫습니다.
저는 자기 가족이면 남편이 먼저 저를 그 가족 안에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본인은 저희 가족과 있을 때 편하게 놀고 즐기면서, 제가 시댁에 가면 아무도 말도 안 하고 남편조차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데 저한테만 잘 지내길 바라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결국 지금 상황은 이렇습니다.남편은 제가 자기 가족들과 다시 잘 지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있고, 저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과 남편의 대처 때문에 시댁과 다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단순히 시어머니가 싫어서 피하는 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남편이 제 편에서 중간 역할을 제대로 해줄 거라는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다시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큽니다.남편은 계속 아쉬워하고, 저는 정말 죽어도 싫은데….앞으로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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