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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곧내해외여행 손절 썰 푼다... 하아. - 속닥

아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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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일본 여행 다녀왔어.
원래는 나 혼자 2박3일로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자기도 같이 가고 싶다길래 별 생각없이
ㅇㅋ 하고 같이 갔다왔거든?

와!!!!!!!!! 나 무슨 게임 펫 데리고 다니는 줄 알았다.

나도 해외여행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친구는 처음이라 아 그래도 내가 좀 더 챙겨줘야겠다 라는 생각은 했는데 그 생각이 육아로 변질될거라곤 전혀 몰랐지.

보통 해외 나가게 되면 자기가 가는 지역에 뭐가 유명한지 그런건 얼추 찾아보지 않아...?

얘는 그냥 완전 무지 상태로 온거야.
그 유우우명한 돈키호테도 뭔지 모르고 심지어 일본에서 무슨 음식이 유명한지도 몰라. 라멘, 초밥 기타등등 이런걸 모름.

얘 머릿속에 라멘 = 신라면 컵 이런식인거.
돈코츠, 쇼유 이 종류도 모르고 ..

인천 공항 도착해서 한 3시간 정도 게이트 앞에서 시간이 떴어. 글서 면세점 좀 구경하고 돌아다닌지 한시간 만에 발아파, 다리 아파 힘들어 징징. 그래서 게이트 앞 의자에서 쉬는데 언제 출발하냐 징징ㅋㅋ 출발 전부터 기가 쭉 빨리더라고.

저녁 비행기라 일본 도착해서 숙소 가서 체크인 하고, 짐 풀고 나왔는데 저녁밥을 먹으려고 뭐 먹을래? 물어보니까 자기는 일본에서 뭐 파는지 모른다, 뭐 먹어야 하는지 모른다 이러길래 좀 띠용함. 그래도 일단 근처 라멘집 가서 라멘 먹이고.. 이자카야 가서 간단하게 가라아게랑 칼피스 먹고 들어와서 잤거든.

근데 진짜 첫날부터 너무 지치더라.
뭐만하면 몰라무새, 나는 폰으로 지도 봐야해서 이따금 길 찾아야 하니까 구글지도 켜놓고 폰 잠깐 잠깐 보면서 걸었거든. 근데 친구는 딱 내가 폰 꺼내는 타이밍 때마다 자기도 폰을 꺼내서 보길래 처음엔 아 얘도 지도보나, 뭐 가족이나 친구랑 잠깐 연락하나보다 했었어.

근데 그 다음날, 돌아오는 날 계속 내가 폰 볼때마다 그러길래 뭐지 싶어서 흘끗 보니까 그냥 빈 화면. 글서 물어봤지. 친구랑 연락하냐고. 아니래. 내가 폰 보길래 자기도 본거래. 의미없이 폰 보면서 걸으니까 얘는 가끔가다 다른데로 새고, 주변 건물이나 사람들한테 부딪힐뻔하고 심지어는 횡단보도 빨간 불인데 건널뻔하고..

둘째 날 아침에 내가 헤어 어레인지 미리 예약해둔게 있어서 7시쯤 먼저 일어나서 씻고 화장하고 나왔어. 깨울까 하다가 씨앙 데리고 다니기 너무힘들고 지쳐서 튐... 혼자 돌아다니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하더라..

머리 받고, 혼자 산책하다가 카페 가서 커피 마시는데 걔가 깼길래 톡으로 그럼 준비하고 나와라 나 어디에 있다. 했는데 안 와. 내가 있던 카페가 좀 외진 곳이라 못 찾나 싶어서 돈키호테로 옮겼거든. 그래도 안 와. 나중에 알고보니까 내가 분명히 주소를 알려줬는데, 그냥 지 멋대로 돈키호테 검색해서 그냥 대충 제일 먼저 뜬 돈키호테로 가버린거야. 완전 반대 방향에 있는 돈키호테로.. 글서 다시 알려주고 오라고 했더니 오긴 하더라.

얘가 걷는게 싫대. 그래서 돈키호테 갔디가 가려던 곳이 지하철이랑 버스를 좀 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었는데 얘 때문에 못 갔거든. 싫대서. 근데 정작 얘가 가고 싶어한 곳은 지하철 타고 20분이면 되는 곳인데 굳이 걸어가겠다는거야. 덕분에 1시간 반을 걸어서 간신히 도착함..

나 최근에 다리 수술해서 오래 못 걷는데 진짜 디지는 줄 알았다.. 이건 친구도 알아. 도저히 안되겠어서 돌아오는 길에는 택시 타고. 저녁에 야키니쿠 예약해둔 곳 있고, 거기가 카드 결제가 안돼. 그래서 현금 들고 가야하는데 얘가 카드만 덜렁 가지고 왔대.

이유 물어보니까 일본 적응이 안되고, 지폐나 잔돈 생기는게 싫다는거. 나 분명히 일본 출발 하기 며칠전 부터 일본은 카드보다 현금 많이 쓰고 특히 동전을 많이 쓰니까 동전 지갑이랑 현금 무조건 챙겨라 신신당부함. 까먹었대.
편의점 찾아가서 돈 더 뽑고.. 숙소에는 안들고 나온 현금 그대로 있고.. (참고로 여권도 안들고 나옴. 글서 공항에서 멘탈 나갈뻔 했어. 일본 가까워서 여권 필요 없는 줄 알았대. 온라인 체크인도 해놔가지고)

진짜 개 힘들었어. 혼자 설렁설렁 외곽지역 돌면서 힐링 하려고했던 여행인데 진짜 게임 펫 데리고 다니면서 밥이랑 컨디션, 상태 체크해야 하는게. 혼자였으면 그냥 지도 대충보고 길 잃어도 우히히 하고 돌아다녔을텐데..

일본 출국할때도 미리 온라인 체크인 해놔서 항공사 카운터에서 항공권 체크, 수하물 체크 하면 끝이잖어? 근데 나랑 얘랑 카운터가 달랐는데, 나 끝나고 나니까 애가 화가 나있는거야. 뭔일이냐 물어보니까 온라인 탑승권 큐알 확인만 하고 안내 해준게 전혀 없대. 글서 일단 들어보니까 절차대로 한게 맞는데, 그 데스크 직원이 일본어로 해서 애가 하나도 못 알아들은거야. 직원은 안내 분명히 해줬고...
얘가 일본어 하나도 모르고 심지어 영어도 몰라. 오직 한국어만 가능함.. 뭐 컴플레인을 넣네마네 그러길래 걍 데리고 한국 돌아왔다..

돌아와서 톡으로 ‘나 데리고 다녀줘서 고마워!’ 이러더라.
보통 여행 같이가면, ‘나랑 같이 여행가줘서 고마워!’ 이러지 않나...

진짜 나는 너를 따라다닌 여행이었다. 라고 마지막까지 쐐기 박길래 진짜 여행에 쓴 돈들이 너무 아까웠어.

여행 내내 뭐 해야 하는지 모름, 뭐 먹어야 하는지 모름, 여기가 어딘지 모름, 일단 일본임. 이 개 무지, 무 자아 상태로 다닌거야 친구는..

다른 친구가 쟤한테 일본 어디 다녀왔어? 물어봤다는데 답을 그냥 일본! 이랬대. 내가 자기 어디를 데리고 다닌건지, 자기가 뭘 먹었는지도 모르더라. 그리고 좋았대. 신기하고 다른나라라..

톡 오는거 다 안읽씹 하고 무시중이고.. 손절침...
난 얘 케어한다고 여행 내내 뭘 했는지 제대로 기억도 안나고 기억나는거라고는 스트레스 받는거 밖에 없더라. 사진도 거의 못 찍었어.

예전에는 뭐 친구랑 여행가서 손절하고 왔다 이런 인터넷 글들 설마 했거든.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서 넘겼는데, 그걸 내가 경험하니까 이해가 되더라. 저 친구는 한국 돌아와서 다음에도 또 데리고 가줘!!! 이러는데 하... 너랑은 절대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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