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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했는데 말할곳이 없어서 적어봐 - 속닥

아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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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속닥 3년전쯤 열심히 하다 지웠었는데
어디 털어놓을곳도 없고 우울해서
오랜만에 깔아봤어



나는 20대후반인데
여태 아이돌 제외한 이성에 관심도 없고
친구좋아 덕질좋아 인간이라
연애를 좀 늦게 시작한것같아
그렇게 처음사귄 동갑 남자친구랑 2년정도 만났어



사실 만나면서 피임이 완벽하게 되진 않았어
나는 계속 불안해서 콘돔 끼자고 했는데
남자친구는 하다가 중간에 끼겠다고 하고
그냥 콘돔없이 밖에다 하겠다는 날이 많았어

그런날에는 내가 그냥 병원에서 사후피임약 처방받아 먹었어.

그래도 계속 생리는 주기적으로 잘 나오고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던참이라(얼마안됨)
최근 사후피임약을 따로 먹진 않았는데



근데 어느날 속이 너무 안좋고 생리도 늦는것같아서
임테기 확인해보니까 임신이더라고
너무 방심했던것같아

확인한 화장실에서 눈물만 났어 막막하고

물론 나도 더 내몸을 생각해서 열심히 피임하자고 화도 내고 주도적으로했어야 했던건 맞는데 남자친구 원망부터 들고 그냥 힘들었어 임신때문이 아니라 당장 여러 상황적으로도.. 내가 이렇게 죄책감을 가져야 하나? 임신한건 나고 임신시킨건 남친인데? 이런생각도 들고


나는 근데 아직 하고싶은것도 많고
결혼 준비 해놓은것도 없어서 낳을 생각은 없었어서
남자친구한테 이야기 하고 바로 병원 같이가서
상담받았어


와중에 친구들이랑 해외여행이 잡혀있어서
취소가 안되는 상황이라 병원에서 여행 이후에 수술해도 된다길래 중절수술은 여행 이후로 미뤘어
(사실 그냥 몸 아프다고 빠지고 바로 수술하고 싶었는데 여행못갈수도 있다고 하니까 친구들 삔또 상한게 보여서 그냥 간거기도해..)

근데 솔직히 임신한게 떳떳한게 아니니까
친구들한테는 그냥 몸상태가 안좋아서 일정에 제대로 참여는 못할것같다고 사과하고 같이 가긴 했는데 역시나 컨디션이 내맘처럼 안되더라고..

입덧때문에 음식은 쳐다도 보기 싫은데 억지로 같이 먹어야 하고, 울렁거리고 걷기힘든데 계속 걸어야 하니까 서로 눈치보이고 불편한 여행이었어

그리고 친구들은 내가 임신한걸 모르니까
서로 밥먹고 나서 아 ㅈㄴ배불러 나 임신함 이런 드립치고 친구들중에 혼전임신한애들 언급하면서 부모억장와르르ㅋㅋ 이러고 있어서
그냥 나혼자 찔려서 또 기분안좋아지고 우울하고..
(원래 이런드립안쳤던것같은데 유독 이번여행에 나 혼자 긁히는 발언이 많아서 더 우울했었던 걸지도)

아무튼 서로 기분상해서 여행끝나고도 연락도 안하고 있고 내가 뭐하러 여행 갔는지도 모르겠다 참..



입국 다음날 아침에 소파술했어
수술대 눕고 마취되기 전까지도 눈물이 나와서 간호사 언니가 금방 끝나니까 울지 말라고 눈물 닦아주는데
뭐라 설명하지 못하겠네… 계속 울었어
수술 끝나니까 배가 엄청 아프더라


집오니까 눈물이 너무 나더라고
남자친구는 알게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하면서 내가 울때 같이 울어주고 수술비 다 내주고 병원 오가는거 다 데려다주고 케어도 열심히 해주려고 하고 당장 말로는 앞으로 자기가 더 잘할테니까 걱정하지말라고 하는데


티는 안내지만 너무 원망스럽고 짜증나
그와중에 내가 더 피임을 열심히할걸 하고 우울하고
이런일이 있었는데 계속 사귈수 있을까? 싶지만
당장 헤어지기엔 내가 정신병올것같고 오히려 이런일이 있었으니까 헤어지는게 아니라 얘가 나 책임져야하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면서 더 정신병오고..


나는 원래 낙태법 이런것도 찬성쪽이었거든
어쨋든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보다
여성의 삶이 먼저다 라고 생각했고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으니 생명보단 세포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했어(임신초기한정)

근데 막상 내가 임신을 하니까
그렇게 생각이 안들더라고
주변 친구가 자기 태몽꿨다면서 야 누구 임신한거 아니지?ㅋㅋ하면서 단톡방에서 이야기하는데
괜히 내 아기 태몽같고 분명 세포라고 생각했었는데
얘가 태어났을때를 생각하게 되고 죄책감들고

지울거라고 생각하고 나서
주변 아기들보면 심장이 울렁거리고 우울했어
낙태 기록도 걱정되고 먼 미래에 임신계획도 걱정되고



나는 원래 엄마랑 친구들한테 비밀이 없는사람이었는데 무슨일 생기면 바로 얘기하고 같이 욕하고 같이 웃는 사람이었는데

엄마랑 친구 모두한테 말못할 비밀이 생겼다는것도 나한텐 엄청 크게 느껴지고 속상해
답답해서 구글링하니까 어떤 커뮤에서는 낙태한 친구 책임감 없어 보인다고 손절할거란 얘기만 보이고..



모르겠다
수술받고 회복중인데
하루종일 죄책감느껴지고 우울하네
괜찮다가도 자꾸 눈물이 나와

나도 내가 잘한거 없다는건 아는데
위로한번씩 해주면 안될까
나 너무 외롭고 답답하고 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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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자책하지말고, 좋은 사람 만날수 있을거야. 고생 많았어 털어놓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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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고생 많았어 괜찬ㄹ아 낙태해도 잘사는애들 넘침 걍 세포고 넘 자책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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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를위해서라도 이제 너무 감정이입하지말자 어릴때 실수고 살다보면 그럴수도있지.. 주변이 잘 모를뿐 이런경우 생각보다 더 많기도하고 결국 잘 마무리된일이니까 너무 죄책감갖지마 모두가 언니가 행복하길바라니까 충분히 힘들어했으니까 이제다시 잘살면돼 그냥 뭔가 언니가 여리고 착한사람같아서 더 걱정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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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했어 진짜로 난 내 친구가 그랬다 하면 그냥 안아줄 것 같아.. 얼마나 답답하면 익명으로 글 쓰겠어 그냥 더이상 생각할 필요없는 일이야 자책 안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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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엥 남자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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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딴 힘내고 절때피임해 피임시술얼마안해 그리고 내인생을 주가 책임져야한다 그런생각은갖지마 필요하면상담듀받고 그애한테 죄책감 갖지말고 더독하게 잘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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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아주고싶네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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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생많앗터 너무 자책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