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얘 말하는거 기가찬가 - 속닥
아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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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19살 때 대학 갈지 취업할지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음.
일단 대학 원서 넣고 면접도 봐서 합격은 했는데, 취업반에서 알아보다가 우리 학교랑 직계로 연결돼서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됨. 그래서 그냥 대학 안 가고 바로 취업하기로 마음먹고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부모님도 처음에는 OK하셨음.
그래서 취업하기로 하고 대학 등록도 포기함.
근데 본가가 좀 외진 곳이라 자취를 해야 했고, 주말에 부모님한테 집 보러 같이 가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무슨 취업이냐, 알바부터 해라"면서 말이 바뀜.
결국 취업도 날아가고 대학도 이미 등록 포기한 상태라 둘 다 놓치고 알바만 하면서 지냈음.
그러다 나도 세상 보는 눈이 좀 넓어지고 나니까 대학을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4년제 대학을 가기로 마음먹었는데, 이번에는 부모님이 "무슨 대학이냐"면서 또 반대하심.
당연히 사교육 같은 것도 지원받지 못했고, 대학을 가려면 등록금이든 생활비든 내가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음. 부모님이 반대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대출까지 받아야 할 수도 있었고.
그런데 나랑 정반대인 친구가 하나 있었음.
얘는 원래 대학이나 취업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었는데 부모님께서는 사교육도 계속 지원해주시고 대학 가는 데 필요한 비용도 부모님이 부담해주시는 상황이었음.
부모님이 "대학 갈래, 취업할래?" 물어보니까 얘가 대학 간다고 했고, 본인은 부모님이 지원해주는 게 부담스럽다면서 반강제로 공부하고 있다고 했음.
솔직히 나는 그게 너무 부러웠음.
나는 대학에 가고 싶어도 부모님이 반대하고 돈도 내가 마련해야 하는데, 얘는 본인이 딱히 대학에 갈 의지가 없어도 부모님이 지원해주는 환경이니까.
결국 얘는 논술로 재수해서 21살에 좋은 대학에 합격했고, 나는 그동안 대학에 지원했던 곳에 전부 떨어짐.
그리고 다음 해 다시 원서 넣을 시기가 돼서 부모님께 대학 얘기를 꺼냈는데 또 반대하시는 거임.
그래서 내가 대학을 갈지 말지, 부모님 반대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을 얘기했는데 갑자기 얘가 나한테 일침 놓듯이 말하는 거임.
"너 정신 차려라. 대학 안 갈 거면 취업을 해라. 부모님이 반대한다고 주저할 입장이냐.", "솔직히 미안한데 네가 공부 안 해놓고 대학 가려먹는 건 좀 아니지 않냐."
이러는 거임.
그리고 마지막에 "말 세게 해서 미안한데 이래야지 정신 차린다"까지 함.
물론 대학 안 갈 거면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거나,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음.
근데 "대학 가려먹는다"는 말은 진짜 어이가 없음.
내가 대학을 고르는 기준이 무슨 "여기는 싫고 저기는 싫고 무조건 좋은 대학만 갈래"가 아니었으니까.
얘는 대학 가는 데 부모님이 사교육부터 등록금까지 다 지원해주는 입장이었고, 나는 대학을 가려면 부모님 반대도 감수해야 하고 돈도 내가 마련해야 하고 대출까지 받아야 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 감당 가능할 수 있는 학비인지 까지 따져서 학교를 알아보겠단 거였음.
그런데 그런 차이는 싹 빼고 나한테 "정신 차려라", "공부 안 해놓고 대학 가려먹는다"면서 훈계하니까 너무 화나는 거임.
부모님이 지원해주는 게 얘 잘못이라는 것도 아니고, 얘가 좋은 대학 간 게 배 아픈 것도 아님.
그냥 애초에 서로 처한 상황이 이렇게 다른데, 내 사정을 다 아는 애가 나한테 정신 차려라고 훈계하는 게 너무 어이없음

부모님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수저 얹은 사람이 밥상부터 차려야 하는 사람한테 일침 놓고 있네 ㅋㅋㅋ 걍 무시해 대가리꽃밭이라 어차피 언니 입장 이해 못할듯
그럼시발 대학을 가려서가지 안 가려서가냐? 생각이존나편협적이네
- 아는언니
글쓴이@아는언니1 솔직히 걘 돈도 한 푼 안 내니까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입시에 집중하고 땡자땡자 놀며 학교다닐 수 있어도 난 내 돈 주고 대학을 가야 하는건데 당연히 내 수준에서 가능한 조금 더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하는건 당연한 바램 아닌가... 그냥 너무 짜증남 자기는 억지로 라고 말하지만 지원을 받았으니 좋은 대학을 간 주제에... 본인도 좋은 대학 가려고 높은 학교들만 지원했으니까 내 마음도 충분히 이해 될텐데... 의지 있어도 주변 반대 때문에 리스크를 지고 시작하는 나랑 다르니까 너무 기분 나쁘다 그냥 학과도 내가 가고싶어하던 학과를 가서 두배로 기분 상하는 듯